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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가 왔는데, 비에 홀딱 젖어서 상자가 흐물흐물...심지어 박스 안까지 다 젖어 흙탕물이 여기저기 묻어 있다...


그나마 주문한 상품은 포장지로 쌓여있어서 다행이네...

흙탕물에 젖은 박스를 뜯으면서 왠지 모를 미안함, 서글픔과 삶의 애환을 느낀다. 



물론 이기적인 나 같은 불한당이 이런 묘하면서 착한척 기분을 느낀 건... 

상품 자체에 데미지를 입지 않아서 일테지...

또, 우중충한 날씨가 1g 정도는 도운 덕분이기도 할 테다.



아! 택배 아저씨들 참 힘들게 고생하신다.





이들은 남이 아닌 내 주위의 흔한 친구, 형, 동생, 아버지, 삼촌인데... 

저렇게 열심히 뛰고 친절한 미소를 짓는다... 물론 가끔 개차반인 사람도 있겠지만... 개차반 소비자 비율에 비할까.


역마진을 제외하면 겨우 2,000원도 채 되지 않는 저비용으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다음날 바로 코 앞까지 배송해 주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으니...

게다가 언제 배송 오느냐, 왜 늦게 오느냐, 온갖 행패(?) 수준의 민원에도 시달리는 감정 노동을 함께 하는 육체 노동자...

대기업들의 진출로 배송 서비스의 질을 높이길 강요 당하고 오히려 이익은 줄어드는 이상한 희생자...



그들의 희생이 마음 아프다. 

이 사회의 경제가 정의롭길 바란다.

지금 나 진지하다.

궁서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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