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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디젤게이트)과 국내 상황에 대해 개략적으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폭스바겐 그룹의 골프, 아우디 A3, 비틀, 제타 등에 들어가는 TDI 디젤엔진이 테스트 때와 달리 실제 주행시 최대 40배에 가까운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고 밝혔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ECU 프로그램 조작(치팅)을 통해 테스트 환경임이 판단되면 배기가스 질소산화물 촉매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적게 나오도록 하고, 일반 주행시에는 질소산화물 촉매가 작동을 하지 않도록 프로그래밍으로 눈속임한 것입니다.



출처 : Mathias Broeckers



아직 폭스바겐 디젤스캔들의 정확한 조작 원인은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폭스바겐이 여러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환경 테스트에서 조작을 하게 만든 이유들은 몇가지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 유로6 디젤/가솔린 기준, 출처 : 위키피디아



유로5(180mg/km) 시대에 유로6(80mg/km) 수준의 미국 환경청(EPA) 요구디젤차량에겐 가혹하다고 평가할만한…조건에 맞추기 위한 궁여지책은 아니었을까 추측해 봅니다.



문제가 된 폭스바겐 EA 189 엔진에 적용된 질소산화물 촉매(LNT)는 작동 원리상 연비하락이라는 한계를 갖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배기가스 억제를 위해 필요한 연료량보다 많이 주입해 없애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클린 디젤’을 표방하면서 고출력/고연비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디젤 승용차의 경쟁우위에 설 수 있기에 폭스바겐은 디젤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은 아닌가 추측하는 이유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2008년 당시 폭스바겐이 자랑했던 ‘디젤엔진의 혁명’은 프로그램 치팅이었던 것이죠.





이와 더불어 배기가스 억제를 위한 장치들의 부품 수명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차량들의 배기가스 저감장치(EGR)와 질소산화물 촉매(LNT)는 구조상 부품 수명이 길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차량 운행이 누적되면서 부품들은 노후화로 배기가스에 대한 저감 효율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기준치보다 많은 양의 배기가스를 배출할 수 밖에 없는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한 마디로 EA 189엔진에 적용된 EGR과 LNT은 빠르게 소모되는 소모품 신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소모도에 따라 결함으로 볼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었을테고요. 폭스바겐은 설계적으로 이를 극복하지 못했기에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의 원인이 정확히 규명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기에 향후 진행 과정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한 건 과거에 출시된 폭스바겐의 디젤차량은 소비자를 속였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입니다. 



국내의 소비자들에겐 어떨까요. 현실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 한겨레



국내에서는 디젤차량의 질소산화물 검사를 차량 판매 승인 전 제작검사 때에만 실시하고 있습니다. 



보통 차량 출고 4년 후 실시하게 되는 자동차 정기검사에서 가솔린 차량은 질소산화물 배출 검사를 실시하지만, 디젤차량은 질소산화물 배출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적 맹점으로 폭스바겐이 국내 출고한 차량에 대해서 질소산화물 억제 필요성이 크지 않았고, 때문에 폭스바겐은 원가절감을 위해 LNT를 장착하지 않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국내 폭스바겐 차량들은 LNT를 장착하지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배출가스 조작을 하지 않은 우스운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EGR(배기가스 저감장치)란 무엇?

배기가스를 흡기쪽으로 보내 재연소시키는 장치입니다. 배기가스를 재연소 시키기 때문에 NOx 발생량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흡기 라인에 배기가스가 유입되면서 출력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또한 흡기밸브 쪽에 지속적으로 배기 카본이 쌓여 장기적으로 엔진 컨디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출력이 하락함에 따라 연비의 동반하락도 예상이 되는 부분입니다.



LNT(질소산화물 촉매)는 무엇?

LNT는 Lean NOx Trap의 약자로 NSC(NOx Storage Catalyst)라고도 합니다. LNT는 디젤엔진에서 배출하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를 제거해 주는 장치입니다. LNT는 배기가스 중의 질소산화물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황화물(SOx)도 함께 거르게 되는데,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황화물에 의해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이 떨어질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LNT에 쌓인 질소산화물과 황화물을 함께 연소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때 차량에 사용하는 디젤 연료를 사용하게 되고 이 때문에 바로 연비 저하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번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이 미국에서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 과다 방출로 문제가 불거진 것임에도 국내에서는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 관리를 사실상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입니다. 



당장 길거리에 나가보면 디젤 차량들이 뿜어내는 매연에 숨막히기 일쑤인데 말이죠…



그동안 어떤 이유로 규제를 하지 않았던 것인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향후에는 환경 기준 규제를 더욱 강화하여 국내 소비자들과 국민들이 더이상 유형/무형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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