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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골프 tsi의 순정 서스는 항상 불만이었죠. 타면 탈수록 어디서 이따위 허접한 서스를 붙여놨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농담을 조금 보태면, 운행 중 불안함을 자주 유발시켜 운전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안전운전을 유도한다는 장점 아닌 장점이 있다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골프 tsi의 순정 서스는 100마력 초반대의 출력에 맞는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순정이 160마력인 tsi에겐 참 많이 부족하고 부족한 편입니다. 맵핑을 한 tsi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1.4 tsi의 가격을 생각해 조금은 이해해 보려고 해도 안전과 운동성능에 직결된 서스 셋팅을 이렇게 하는 건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골프를 타면서 항상 서스펜션 튜닝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해답을 찾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선택에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을 갖으며…글을 남깁니다.
튜닝을 할 때면 얻는 것과 잃는 것에 대해 잘 비교해야 합니다. 그 한계를 잘 알고 선택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 충동적인 선택은 결국 중복투자를 하게 될 뿐입니다.
제 운전 패턴의 대부분은 서울 도심의 시내주행이고, 종종 고속도로를 타며 차량이 거의 없는 시골길의 와인딩을 가끔 즐기는 편입니다. 늘 안전/방어운전을 지향하는 편이지만…돌발상황 시 순정 서스의 한계가 너무 빨리 찾아와 위태롭하기까지 한 상황들…서스가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해 차체를 놓치고 그로인해 타이어 그립이 악화되는 위험한 상황들을 말합니다. 또, 고속주행 시의 높은 포지션과 휘청거리듯 흔들리는 차체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은 이루 말할 것도 없습니다.
딴 얘기를 잠깐 하자면 간혹 순정 댐퍼에 다운스프링만 튜닝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건 백해무익한 선택입니다. 짧아진 스프링을 순정 댐퍼의 스트록이 감당하지 못 합니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댐퍼의 한계를 넘는 스트레스가 쌓일 수 밖에 없고, 결국 터지는 것 밖에 남을 게 없죠. 또, 도로에 따라 바운스가 크게 발생하는 경우에 상하체가 분리되는 기묘한 기분을 느낄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운트를 치거나 하는 등 차가 부숴지는 소리도 자주 듣게 될 것이고요. 속도가 빠를 때 이런 상황을 만난다면…정말 상상하고 싶지도 않은 일입니다. 돈을 쓰고도 운전자와 차량을 모두 망치는 좋지 못한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과유불급이죠. 이 선택은 정말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누구나 서스펜션 튜닝을 고려할 땐 결국 일체형이냐 종발이형이냐의 선택일 겁니다. 그 이후엔 브랜드 별 선호와 셋팅의 차이가 조금씩 있는 정도고요.
그럼 일체형과 종발이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1. 코일오버 (일체형)
비용적인 측면을 적절히 감안해 가성비를 고려한다면 골프 tsi에 인스톨할만한 서스로 KW-V1, PSS10, 테인STAA 정도가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의 국내외 제품들도 많이 있지만, 저에게는 이 세 가지 모델들이 가장 적절해 보였습니다.
외국 브랜드 제품들이기에 국내 총판을 통한 구매 장착이 편하지만…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인 것이 함정입니다. 해외직구로 해상운송을 통해 구매하면 상당히 매리트 있는 가격이 됩니다.
코일오버 서스는 주기적으로 오버홀이 필요합니다. 또는 불의의 상황에 의해 메인터넌스를 빠르게 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오버홀 비용이 생각보단 만만치 않기에, 차라리 해외 직구로 파츠별(프론트/리어)로 낱개 구매하여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 유리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해외직구의 리스크를 당사자가 모두 부담해야 하는 것과 메인터넌스 상황이 발생시 신경쓰이고 번거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와인딩과 서킷을 자주 즐겨 타는 상황이 아니라면 오버홀하는 경우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므로 돌발상황으로 인한 경우가 아니라면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스케쥴을 잡아 준비한다면 충분히 부담 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총판을 통한 구매가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서스 교체 작업을 하는 날까지 일체형으로 가야하나 하는 고민을 거듭 했습니다만 결국 포기하게 된 건 과거의 기억이 제일 큰 몫을 한 것 같습니다.
과거에 차량을 운행하면서 일체형 서스들을 장착해 본 경험이 많습니다. 코일오버의 딱딱하고 불편한 승차감… 포트홀에 대한 불안감에 도로 노면을 잘 살피며 운전하는 일을 다시 일상에서 견뎌야 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이제는 이런 부담감들을 감당하기 쉬운 나이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컨디션이 좋을 때는 일체형의 딱딱함과 빠른 반응에 기분이 좋다가도 노면상태가 좋지 않은 길에서 큰 충격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느낌은 정말 정말 괴로운 일이거든요.
2. 댐퍼 + 스프링 (종발이형)
일체형의 선택을 과감히(?) 포기했다면 남은 건 댐퍼와 스프링 조합인 종발이형이죠. 이 선택지는 브랜드별로 다양할 조합(댐퍼와 스프링 매칭)이 가능하기에 그만큼 고민의 폭도 컸습니다.
처음엔 빌스테인 댐퍼 B8과 아이박 프로킷 스프링 조합인 B12킷을 고려했죠. 말 그대로 국민조합입니다. 검증도 충분히 되었다고 여겨집니다. 탄탄한 B8 댐퍼와 다운스프링 조합은 일체형과 유사한 느낌을 줄 정도로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로킷 스프링(스포츠에 비해 차고가 높게 나오긴 하지만…) 역시 낮은 차고로 인한 일상에서의 불편함에서 자유롭긴 어렵다는 점이 걸렸습니다.
차고를 생각해 순정 시로코R 스프링과의 조합도 고려했으나 이런 경우 B8 댐퍼보다는 B6 시리즈로 가야해, 댐퍼가 주는 만족감은 그리 높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코니fsd 댐퍼와 순정 시로코R 스프링 조합도 잠깐 고민했었습니다만, 해외의 리뷰들을 살펴보니 평가가 그리 좋지 않더군요. 서스펜션 튜닝은 퍼포먼스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에 확실히 승차감 위주의 셋팅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다양한 댐퍼 스프링 조합들을 비교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고민을 거듭하던 차에 문득 의구심이 생기더군요. 이 서스들이 과연 폭스바겐 순정 서스 끝판왕이라 불리는 시로코R 순정서스에 비해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할 수 있을까?
수많은 해외 유저들의 리뷰들을 보면서 고민은 점점 깊어갔습니다.
3. 기승전 to the …
일체형과 종발이형 모두 새 제품으로 인스톨 시 금액적으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향후 메인터넌스를 조금 더 세심하게 하느냐 조금 덜 하느냐의 차이였죠. 코일오버의 성능은 압도적입니다. 차고도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감쇄력 조절 모델을 선택한다면 어느 정도의 승차감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서킷을 종종 즐기는 환경에 있다면 무조건 코일오버로 가야합니다. 미천한 수준이지만 그간의 서킷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종발이는 고속 코너에서 그 한계가 금방 오게 됩니다. 비슷한 속도로 코너 진입을 하게되면 일체형은 돌아나가는데 반해 종발이들은 코스를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확실히 다릅니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말이죠.
다시 한 번 긴 호흡을 하고 ‘왜 서스펜션 튜닝을 하고자 하는가’ 하는 원초적 질문을 던져봅니다.
‘지금 보다 조금만 더 롤링과 피칭을 줄여 안정적인 느낌을 줄 정도면 되잖아!’
그래서 고민의 끝은 시로코R의 순정서스였습니다.
순정서스의 끝판왕은 정말 끝판왕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만족스러운 선택입니다.
집 근처에 있는 실력있고 친절한 샵에서 장착했습니다. 경험이 풍부하셔서 그런지 금방 장착하시더군요. 골프의 프론트 서스 작업은 조금 까다롭기로 유명한데도 말이죠.
시로코R 순정댐퍼는 샥스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성향은 스포츠와 스포츠+의 중간 정도의 포지션이라고 합니다. 순정임에도 애프터마켓의 댐퍼에 손색없을만큼 상당히 만족스럽고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스프링도 적절한 셋팅으로 차고는 딱 손가락 1개씩 내려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골프의 순정서스 상태에서 프론트는 손가락 3개반 정도, 리어는 3개 반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였는데 각각 2개반, 2개 정도로 타이트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엔진룸의 무게 차이때문인지 돌격형 자세는 아닙니다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느낌입니다. 차고의 높이는 네 바퀴 모두 거의 일정합니다.
순정 서스가 도로 위에 살짝 걸쳐서 달리는 조금은 헐렁한 느낌이었다면, 시로코R 서스는 노면을 움켜쥐고 달리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코너를 지날 때 쫀쫀하게 그립을 잘 살려주는 안정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 코너 진출입 속도가 확실히 빨라지고 쫄깃해졌습니다.
차고가 약간 내려가면서 운전 포지션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도 느껴지네요. 항상 골프를 타면서 운전 포지션이 다소 높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정말 좋은 느낌이 들 정도로 내려 옵니다. 딱 만족스러울 정도로 적당한 차고여서 일상의 도로 주행에서도 큰 불편함이나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개떡같은 비규격의 과속 방지턱도 큰 무리없이 잘 넘어갈 정도니까요. 실제 과거 코일오버 일체형을 하고 다닐 때도, 이래저래 셋팅해서 다녔지만 최종적으로는 손가락 2개 정도로 맞춰놓고 탔습니다. 넘나 불편해서요…일체형 치고는 변태 차고라는 소리 많이 들었지만 실제 타보면 완전 만족입니다. 승차감도 조금 나아지고요. 선호의 차이겠죠. 오래 타다보면 차고가 너무 낮은 것도 이뻐보이지 않는 취향으로 바뀌게 되더군요.
무엇보다 시로코R의 댐퍼는 일상에서 단단함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일체형이 딱딱함이라면 시로코R 댐퍼는 단단함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참 믿음직합니다. 순정 서스의 경우 띵띵한 척하다가 어느 순간 아몰랑 하며 정신줄을 놔버립니다. 타이어 그립은 한참 남았는데도 차체의 흔들림이 많았습니다. 고속 영역대는 말할 것도 없고요. 과격하지 않은 코너에서도 불안정하게 휘청거리는 움직임으로 강한 불안감을 줄 정도였으니까요.
확실히 롤링과 피칭 그리고 불쾌한 차체의 휘청거림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고속에서의 급 제동 시 차량이 다소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아마 안정적인 접지력을 확보하는 차이에서 오는 결과인 것 같습니다.
승차감 면에선 확실히 순정서스에 비해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희한한 것은 승차감의 불편함이 불쾌감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나쁘지 않게 충격을 잘 조율해준다는 점이 있습니다. 사실 이 느낌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이거 너무 단단해서 불편한데? 하다가도 으응? 이 정도면 또 탈만한 것 같기도 하고 하는 무한 와리가리 느낌… 순정형으로 이보다 더 셋팅을 잘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서스라는 판단입니다.
사실 시로코R 서스로 교환 후에 아이박 스테빌라이져로 하체를 더 다지려고 했는데, 여기에서 스테빌라이져까지 바꾸면 너무 딱딱해질 것 같아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골프 tsi에 시로코R 서스가 최적화된 것이 아니라 인스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애프터마켓의 제품들(종발이형, 일체형)도 골프의 가솔린 모델(GTI, TSI)과 시로코R 서스를 서로 호환 모델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면 셋팅값에서의 오차범위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차를 가지고 서킷을 달릴 일도 없는 데일리 펀카 정도의 포지션인데다 극한까지 몰아치는 성향도 아니니까요. 게다가 265마력인 순정 시로코R의 하체로는 다소 부족함이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205마력으로 맵핑된 골프 tsi의 하체로는 이 정도면 충분히 차고 넘치는 느낌이 듭니다. 제원상의 공차중량도 골프 tsi가 55kg 가벼운 정도로 큰 차이는 없으니까요.
주의할 점은 골프 가솔린 모델인 GTI, TSI는 시로코R 서스를, 디젤 모델인 GTD, TDI는 시로코R라인 서스로 대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솔린과 디젤은 공차중량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셋팅이 다릅니다. 실제로 애프터마켓의 많은 브랜드들이 스프링만은 엔진별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로코 R라인(디젤) 서스는 경험해보지 않아 확실치는 않지만, 시로코 R댐퍼가 R라인의 댐퍼보다는 퍼포먼스 측면에서 훨씬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델 품번도 다르고요
한줄 요약.
시로코R 순정 서스가 6세대 골프에 호환된다는 것은 넘나 큰 축복.
진작 할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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