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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골프 tsi의 순정 프론트 브레이크는 gti, gtd와 동일한 스펙입니다. 로터는 312mm 짜리로 구성되어 있고 브레이크 패드도 동일합니다. gti의 경우 캘리퍼가 빨간색으로 도색되어 있다는 소소한 차이가 있긴 합니다. 빨간색 캘리퍼는 gti 고유의 스포티함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1.6, 2.0 tdi 모델의 경우엔 다릅니다. 288mm 로터가 적용되어 있어 브레이크 패드의 품번까지 다릅니다.
리어 브레이크의 경우 셋팅은 조금 재밌습니다. gti가 272mm 로터를 사용한 것에 반해 gtd, tsi, 1.6/2.0 tdi 모두 255mm 사이즈의 로터를 갖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브레이크 패드의 품번도 각각 다릅니다. 5세대에 gti 가 282mm 의 로터를 사용했던 것을 고려하면 6세대 골프의 리어 브레이크 쪽 셋팅은 사실상 디튠되어 조금은 부실한 편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지만 공차중량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보면 거의 비슷한 제동성능을 보여준다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폭스바겐은 6세대 골프의 다양한 라인업의 브레이크 셋팅을 출력에 맞춰 각각 달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주로 프론트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6세대 tsi의 브레이크는 1피스톤 캘리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상의 주행에서 큰 불만이 없을 정도로 적당한 수준입니다. 단발성 풀브레이킹의 경우엔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능을 보입니다. 답력도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일정한 브레이크 답력을 운전자가 예측할 수 있는 점은 좋습니다. 211 마력의 gti에 순정 셋팅된 만큼 tsi의 출력을 고려하면 큰 부족함이 없는 수준으로 봐도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초고속 영역대에서는 제동 시 불안하게 차가 날리는 등 좋은 제동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또, 짧은 간격으로 반복 브레이킹이 반복되는 서킷 또는 와인딩의 상황에서는 브레이크 페이드 현상이 빠르게 발생하는 것도 그 한계입니다.
브레이크 페이드는 쉽게 얘기하면 고온의 열로 인해 브레이크가 잘 들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브레이크는 운동 에너지를 마찰을 통한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찰재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 마찰계수가 감소하게 되어 성능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레이싱카 또는 고성능 퍼포먼스 차량들이 브레이크 쪽으로 에어덕트 등을 설치해 냉각효율을 높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브레이크는 결국 열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순정브레이크들이 그렇듯 불행하게도 골프 tsi의 순정 브레이크 시스템은 페이드에 강한 구조는 아닙니다.
브레이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진공부스터와 마스터실린더의 업그레이드, 멀티 피스톤 캘리퍼와 로터 사이즈업, 고온에도 균일한 마찰계수를 갖는 튜닝패드, 고온에 잘 견디는 오일, 일정한 답력을 위한 브레이크 호스 튜닝 등으로 가능합니다. 진공부스터와 마스터실린더를 업그레이드하는 건 차종에 따라 불가능하거나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도 있기에 보통 우리가 브레이크를 튜닝한다고 하는 것은 캘리퍼, 로터, 패드, 오일, 호스 정도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형태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럼 브레이크 시스템은 어떻게 업그레이드해야 할까요?
‘알콘이나 브렘보 등의 해외 고가 브랜드 제품이 최고다’
이런 답안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정답에 가장 가까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가볍고 성능 좋은 고가의 브레이크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은 중복투자를 줄이고 가장 확실한 성능을 보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비용적인 측면에서 과잉투자가 되거나 또는 오히려 차량의 퍼포먼스 밸런스를 해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드린 질문은 브레이크 튜닝에 있어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까요 라는 물음에 가깝다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본인의 주행 성향과 환경, 발생하는 비용 그리고 차량의 출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간혹 한 번만 사고를 예방하면 튜닝비 뽑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평소에 바른 운전 포지션에서 왼발을 풋레스트에 강하게 지지하며 아주 짧은 시간 내에 풀브레이킹하는 연습을 해 두는 것이 긴급상황 시 훨씬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4p, 6p 캘리퍼 셋팅과 큰 사이즈의 로터로 구성된 브레이크 시스템들을 막연하게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물론 이러한 브레이크 구성은 멈추는 성능만으로 보면 비약적으로 좋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면 알게 모르게 손실되는 지점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 포스팅은 바로 이 지점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합니다.
대용량 캘리퍼와 큰 로터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휠이 커야 하고, 경우에 따라 차량에 비해 과도한 림폭과 옵셋을 요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캘리퍼의 형상에 따라 스페이서를 대고 장착한다는 그런 경우에 해당하겠죠. 보통 휠의 인치가 커지면 현가하질량이 늘어나게 되고 접지력과 조종성 면에서 다소 손실로 이어지게 됩니다. 혹여 대용량 캘리퍼와 사이즈가 확장된 로터가 순정에 비해 무거워진다면 이러한 손실은 더 하겠습니다. 관성모멘트에 불리한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이전에 비해 바퀴는 빨리 잠기지만, 잃어버린 접지력 등의 손실로 ABS가 걸리는 타이밍만 빨라지고 실제 제동능력은 순정보다도 못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실제 해외 매체에서 진행한 테스트를 보면 조금 재밌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6세대 골프 GTI와 TDI의 차량 비교 테스트 중 브레이킹 성능 결과가 그것인데요.
gti의 브레이크 전/후 로터가 312mm/272mm로 tdi의 288mm/255mm 비해 큰 상황입니다만 실제 60-0mph 테스트에서 제동거리는 오히려 gti가 9ft 길었습니다. 정말 의외의 결과죠. 게다가 tdi의 공차중량이 gti보다 훨씬 무거운 상황임을 감안하면 상식과 다른 이상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이 미스테리의 해답을 단언하는 건 쉽지 않지만, 순정 스펙에서 gti는 18인치 휠을, tdi는 17인치 휠을 끼고 있으며 tdi의 브레이크 시스템이 비교적 가벼워 현가하질량에서 이득을 보았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합니다. 또한 tdi의 현가상질량이 gti에 비해 더 나가기 때문에 접지에서 다소의 이득을 봤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현가하질량이 상대적으로 훨씬 무거운 gti가 60-0mph의 제한적인 브레이킹 테스트에서 많은 손해를 본 것이 아니냐는 것이죠.
물론 제동거리 테스트는 차량의 상태와 셋팅, 노면과 타이어 상태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변수에 따라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보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속적인 브레이킹 테스트 또는 초고속의 영역에서의 제동력에서는 분명히 gti의 순정 브레이크 시스템이 훨씬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가 이 포스팅에서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한 튜닝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차량의 출력과 스펙 그리고 타이어, 운전 성향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브레이크의 용량과 스펙만을 좇아 업그레이드하는 경우엔 반드시 좋은 플러스 효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실제로 골프 6세대에 R32, 시로코R, 골프R, S4 등에 장착된 폭스바겐 순정 대용량 1p 브레이크로 튜닝을 많이 합니다. 분명한 건 이 브레이크가 제동력에서는 훌륭한 성능을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17인치 순정휠에도 매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장점도 그만큼 많은 대체품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브레이크 세트의 무게는 순정 대비 약 40%가 증가하게 됩니다. 현가하질량에서의 증가분을 고려하면 무시하기 힘든 수준으로 증량이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기민한 조종성과 차량의 리스폰스, 연비 그리고 노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의 접지력에서 다소 손해를 볼 수 있는 셋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브레이크가 순정으로 셋팅된 차량들을 살펴보면 시로코R, 골프R, 아우디 S4 등으로 충분한 하체 퍼포먼스와 파워트레인을 가진 차량들입니다. 그래서 이 순정 브레이크 세트의 무게가 어마무시함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현가하질량은 충분히 극복이 가능해 차량 전체의 퍼포먼스 밸런스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보다 못한 출력을 가진 차들이 이 브레이크를 동일하게 셋팅해서 쓴다면 좋은 브레이킹 능력은 얻을 순 있지만, 그만큼 잃는 것도 많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지점입니다.
실제로 와인딩과 서킷에서는 R브레이크 역시 페이드의 한계에 금방 부딪히는 것을 감안하면 tsi의 브레이크 튜닝품으로는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차라리 단계별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브레이크 패드의 업그레이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마찰계수가 잘 유지되는 튜닝 패드들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열배출에 좋은 구조로 제작한 경량의 로터로 사이즈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브레이크 오일, 호스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온의 상황에서도 일정하고 고른 답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셋팅하는 것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접지력이 좋은 스포츠성향의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그 어떤 브레이크 튜닝보다 제동거리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성향이 대부분 초고속 달리기, 와인딩도 타면서 간혹 서킷도 즐긴다 싶을 정도면 브랜드의 4p 또는 6p로 가는 것이 보다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가급적이면 알루미늄 캘리퍼와 경량 로터 조합으로 순정대비 현가하질량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하고, 휠과 타이어 역시 차량의 출력과 서스펜션 그리고 달리기 성향에 맞는 적절한 셋팅값을 찾아내면 보다 브레이크 업그레이드에 있어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이 경우 프론트 브레이크의 업그레이드가 된만큼 따른 리어 브레이크도 로터 사이즈를 확장하는 등의 작업도 함께 진행해야 차량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겁니다.
결국 개개인의 성향에 맞게 얻는 것과 잃는 것의 값을 잘 조율해서 셋팅하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튜닝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그런 것이니까요.
뻔한 이야기를 길게 썼네요.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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