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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입지, 같은 건설사가 짓고, 심지어 같은 평수인데도 왜 아파트만 오르고 오피스텔은 제자리걸음일까?
보통 우리는 흔히 입지(교통, 학군, 일자리)가 깡패고, 브랜드도 좋으면 당연히 상품성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부동산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면 그 자체가 아니라, 시장이 부동산 상품들을 어떻게 ‘학습’해왔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1. 땅을 사는 것 vs 건물의 사용가치를 사는 것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토지’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본질은 낡아가는 건물이 아니라 깔고 앉은 땅의 가치 가 오르는 데 있다.
아파트는 오피스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대지지분을 가진다. 건물이 낡아 썩어가더라도 재건축 기대감이 생기고, 결국엔 땅값이 집값을 밀어 올린다. 반면 오피스텔은 대부분 상업지역에 위치하여 입지가 훌륭한 편이지만, 대부분 고밀도여서 땅(대지 지분)이 매우 적다. 시간이 지나며 건물은 감가상각되는데, 이를 만회할 만큼 대지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결국 아파트는 ‘땅을 사는 행위’에 가깝고, 오피스텔은 ‘건물의 사용 가치를 사는 행위’에 가깝다. 출발선이 다르다.
2. ‘상품성’은 누가 정하는가?
“브랜드도 같고 내부 마감재도 똑같은데 상품성이 왜 달라?”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 상품성(Marketability)은 스펙이 아니라, ‘누가 얼마나 사고 싶어 하느냐’로 결정됩니다.
지난 30년 간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꾸준히 돈을 벌어다 준 것’은 90% 이상이 아파트였다. 자가의 안정감과 투자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으며 아주 쉬운 투자처였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의 종착역 = 아파트’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거주자도, 투자자도 아파트를 1순위로 두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수요가 몰린다.
이런 인식이 오랜 기간 굳어지다 보니, 하락장에도, 상승장에도 사람들은 아파트부터 찾게 되었다. 이른바 수요의 매스 자체가 다르기에 가격을 끌어올리는 힘(Buy Power)이 아파트 쪽에 훨씬 강하게 작용한다.
3. ‘수익형’의 숨은 함정
흔히 오피스텔을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하지만, 이 말에는 가격 상승을 막는 보이지 않는 천장이 숨어 있다.
예를 들면, 오피스텔을 살 때 계산기를 두드린다.
‘월세 100만 원 나오니까, 수익률 5% 맞추면 매매가는 대략 2억 4천 정도 되겠네‘
이렇게 수익형 부동산은 철저히 월세 수익률(Yield)을 역산해 매매가를 결정하는 구조다. 매매가가 너무 오르면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 매력이 사라지고, 매수세가 끊긴다. 수익률이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아이러니다.
반면 아파트는 월세 수익률이 2~3%에 불과해도, 혹은 전세를 끼고 갭투자로 수익이 없더라도 오히려 이자를 지불해야하는 경우에도 ‘나중에 오를 것(Capital Gain)‘이라는 기대감에 비싼 값을 지불하는 수요가 있는 시장이다. 가격의 상단이 열려 있다는 믿음…즉 오랜 기간 시장에서 검증되고 학습된 투자 수요이기도 하다.
정리하면
아파트는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오피스텔은 ‘현금 흐름을 만드는 수단’으로 상품에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이유로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오피스텔은 아파트가 가는 길을 똑같이 따라가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쌓아온 선호의 역사가 굳어진 수요의 격차를 만들어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투자 가치의 격차를 만든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시장의 프레임을 살피며 투자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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