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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임현규의 경기에 박수를 보낸다.

여러 국내외 매체들이 임현규의 투혼을 칭찬했다.



나는 아쉬운 점 위주로 적겠다. 

칭찬은 다른 분들도 많이 했으니까...



임현규의 세 차례 UFC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늘 답답함이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기량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선수 본인의 노력에 비해 경기력이 올라오지 못하며 정체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는 캠프의 문제일까.



1. 입식 타격에서 스텝과 타격 밸런스가 매우 중요하다. 


임현규에겐 그 스텝이 없다. 스텝은 공격의 시작이자 방어의 기본이다. 특히 타격이 좋은 상대들과의 경기에서 스텝 자체만으로도 타격의 흐름을 뺏기고 빼앗는 공방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임현규를 보면 타격이 정교하지 못해 절대 맞추기 어려운 큰 펀치를 수시로 허공에 날린다. 때문에 타격 후 몸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콤비네이션도 매우 부족했다. 훈련에서는 어떻게 준비했는지 모르겠으나 실제 경기에서 주요한 콤비네이션은 없었다. 결국 이는 야금야금 체력을 갈아먹는다. 


실제 타격 이전에 상대와 벌이는 치열한 훼이크 동작이 부족하다. 상대에게 무수히 많은 공격 패턴으로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 했다. 1라운드 탐색을 끝낸 사피딘이 2라운드에서 임현규의 타격 패턴을 모두 읽고 마음껏 덤벼들었다.





2. 캠프, 전략의 부재. 


한 가지만 언급하자면... 사피딘의 레그킥(로우킥)이 강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고, 임현규도 그 점 때문에 중점적으로 맞는(?) 훈련을 해 왔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짧은 시간 맞는 훈련으로 레그킥에 대한 강화가 된다면 참 좋겠지만... 사실상 우스운 이야기다. 임현규도 농담삼아 던진 말일테다. 


캠프에서 이미 레그킥으로 데미지가 쌓였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짜여 있어야 했다. 레그킥 방어 기술도 준비가 되었어야 한다. 앤더슨 실바의 레그킥에 대비해 맹훈련을 했다는 와이드먼을 보라.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었다. 또, 정상급 선수들에 비해 하드웨어가 좋고 힘과 투지가 좋은 반면에 스피드가 느리고 타격 스킬이 부족한 임현규다. 


그렇기에 테이크다운은 여러차례 시도했어야 했다.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보다 임현규의 그래플링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그라운드 & 파운딩 스타일도 필요한 카드였다. 이는 사피딘을 교란해 마음껏 타격을 날리지 못하는 억제력도 갖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경기 내내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실상 경기내내 사피딘은 테이크다운에 대해 대비할 필요가 없어 편해 보였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현규는 많은 것을 얻은 경기였다. 


어쩌면 패배에서 얻는 것이 더 많을 수 있겠다. 먼저 근성과 투지로 UFC 팬들에게 큰 인상을 심어주었다. 현대 MMA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거칠고 터프한 경기였다. 그만큼 임현규가 더 가다듬어야 하고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UFC 白사장의 눈에 띈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정찬성이 그랬듯 보다 큰 무대에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임현규에게 그 동안 의구심을 갖던 체력적인 문제도 크지 않다고 느꼈다. 


분명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체력이 급격히 빠졌지만, 사피딘 역시 체력이 빠진 것이 사실이니까. 사피딘은 스트라이크포스 챔피언 출신이다. 그런 사피딘을 핀치에까지 몰았다. 임현규의 가장 큰 강점인 체격적 우위가 탑컨텐더 급에게도 충분히 먹힌다는 것을 증명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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