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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ec.europa.eu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은 기회가 있어 세계적으로 성공한 미디어의 시스템과 철학에 대해 상세하게 탐구 할 수 있었다. 실제 사용하는 CMS에 접근하여 살펴보고, 에디터의 생생한 이야기를 2주간 스터디 했기 때문에, 그 매체의 현직을 제외한 누구보다 잘 살펴 보았다고 자부한다. 누구나 쉽게 경험하지 못할 일이라 매우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이 생각보다 훌륭한 시스템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이것이 개인적으로 나에게 더 큰 자극이 되었다. - 훌륭하지 못 하다는 평가는 지극히 나의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치와 환타지적 환상때문이었겠지만…



단언컨대, 그들의 성공은 시스템 때문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직접 봤으니까 하는 이야기다. 이 정도의 CMS 시스템은 국내에도 많다. 시스템적으로 훌륭한 부분도 상당부분 있고, 벤치마킹해서 당장 도입해 볼만한 재미난 이야기도 많았지만, 나는 그들의 성공요인을 말하라면 주저없이 뉴스에 대한 명확하고 확고한 철학과 그 중심에 있는 사람으로 손꼽겠다.



같은 철학과 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 즉 에디터들이 ‘독자들을 위하여’ 다양한 도전과 실험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그것이 그들에겐 당연한 일상이다. 당연하지 못 한 일이 비일비재 벌어지는 걸 주변에서 심심치않게 겪는 걸 생각하면, 이는 참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뉴스를 다루는 진지하고 훌륭한 자세와 창의적인 발상이 미디어의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CMS와 부가적인 관리시스템은 이들의 철학을 실현하고 보다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테크팀 역시 같은 철학 아래서 움직인다. 각자의 역할과 분야를 존중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다. 



너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 된다는 단순한 이치.



결론적으로 성공한 미디어이기 때문에 훌륭해 보이는 측면도 분명히 있을 거다. 변화와 혁신을 주저한 채 국내 포털에 기생해 사는 미디어, 쉽게 얻은 트래픽이 주는 ‘돈의 달콤함’, 과도하게 선정적인 광고의 범람…제목 낚시, 인기검색어 장사 그리고 그에 수반한 컨텐트의 질 저하…독자로부터 신뢰를 잃고 냉소와 냉대로 외면 받는 미디어…시장 자체가 왜곡되고 비정상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이 악순환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지금부터 행동하면 그 한계를 조금씩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곶감 쯤은 받았다.

해답은 누구나 이미 알고 있다.



‘너절리즘’을 버리면 된다. 너희가 더 잘 알지 않느냐.




종이컨텐트를 웹으로 가져와서 단순히 퍼블리싱 하는데… 제목만 수정해 놓고 “이것이 디지털 저널리즘”이라고 착각하는 님들은 제발 반성해야 한다. 이건 철저히 생산자적 입장으로 ‘미디어 꾼’들의 자위적이고 비겁한 태도다. 나는 여기에서 <스노우폴>처럼 ‘대단한’ 비쥬얼 요소와 기획력을 가진 컨텐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저널리즘은 연관 컨텐트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모아주고, 큐레이션해 독자들에게 뉴스를 보다 편리하고 친절하게 보여주는 데서 시작한다. 텍스트 기사의 완성도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부가적으로 고해상도의 사진 슬라이드쇼, 그래픽, 음원, 동영상 등 가능한한 많은 2차 컨텐트들을 펼쳐 가공해 보여줘야 한다. 때로는 세상에 있는 다양한 웹서비스들의 오픈API를 활용하여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시도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서비스들과 새로운 트렌드들에 민감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이야기의 중심엔 항상 ‘독자’가 있다.



독자들에게 친절하고 다양한 경험을 주는 것. 그리고 그들과 항상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것.

이것이 디지털 저널리즘이다. 그리고 미디어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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